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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시기리야 : 권력의 댓가 스리랑카를 여행한 사람들에게 가장 극적인 장소가 어디였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기리야(Sigiriya)를 손꼽을만큼 시기리야는 스리랑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최고의 명소이다. 시기리야는 담불라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기에 담불라에 머물면서 로컬버스로 다녀왔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산을 올라야 하므로 가능하면 날이 더워지기 전에 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나왔지만... 역시나 가득찰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출발한 버스는 느릿느릿 달리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태워가느라 숙소를 떠난지 두 시간만에 시기리야에 도착했다. 이미 날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졌다. 스리랑카는 대체로 유적지 입장료가 비싼 편이다. 스리랑카의 상징과도 같은 시기리야는 오죽하겠는가. 바위산 위의 폐허를 방문하는 입장료가 무려 .. 2015. 5. 9.
[스리랑카] 캔디, 담불라 : 붓다의 캔디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캔디(Kandy)에 도착한 5월 3일은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명절인 베삭 데이(Vesak Day)였다. 베삭데이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날이자, 깨달음을 얻은 날이고, 열반에 이른 날이기에 불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4월 8일이 부처님오신날인데... 뭔가 혼란스럽다. 비슷한 점은 스리랑카도 우리나라처럼 사원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짜로 음식을 나눠준다. ^^ 엘라에서 기차를 타고 캔디로 이동하는 내내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데, 캔디에 도착하니 도시 전체가 혼돈 그 자체였다. 그 이유는 스리랑카 최고의 불교 성지인 불치사가 캔디에 있기 때문이었다. 불치사는 붓다의 치아 사리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원래 명칭은 스리 달라다 말리가와 (Sri Da.. 2015. 5. 6.
[스리랑카] 하퓨탈레 : 립톤 프레쉬 티 스리랑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차(茶)가 아닐까 싶다. 스리랑카의 옛 이름인 실론을 얘기하면 누구나 실론티를 떠올릴 만큼 스리랑카의 차는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19세기 중반까지는 홍차보다는 커피 생산지로 유명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869년에 병해로 인해 커피 농장이 전멸한 이후에 지금의 차 재배를 시작했고 최적의 재배환경과 영국의 식민지 정책으로 인해 지금의 세계적인 차 생산지가 되었다. 엄청난 규모의 커피 플렌테이션이 병해로 하루 아침에 망한 절망의 땅에 차를 재배하여 지금의 실론티의 명성을 만들고 본인도 엄청난 부자가 되신 양반이 있으니, 그가 바로 토머스 립톤 경(Sir Thomas J. Lipton)이다. (편의점에서 본 립톤 아이스티의 그 립톤 맞다.) 스코틀랜드 식료품점 아들.. 2015. 5. 2.
[스리랑카] 엘라 : Home away from home 남부 해변의 뜨겁고 습한 날씨에 지쳐갈 때 쯤에 웰리가마를 떠나 스리랑카 고원지대인 엘라(Ella)로 떠났다. 더위를 피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짐을 싸들고 로컬버스를 탔다. 운 좋게도 숙소를 문을 나서자마자 버스가 와서 타고 마타라로 갔고, 마타라에 도착해서 곧바로 엘라를 향하는 버스로 갈아탈 수 있었다. 뭔가 이상하게도 운수가 좋은 날이 있다. 그런데 왜 먹지를 못하니. 남부 거점도시 마타라(Matara)에서 엘라(Ella)까지는 버스로 약 4시간 거리인데, 그 4시간 동안 날씨는 드라마틱하게 달라진다. 버스는 마타라를 출발하여 탕갈래(Tangalle)를 거쳐 해변을 따라 달리다가 함반토타(Hambantota)를 기점으로 내륙으로 방향을 튼다. 이때부터 창문을 활짝 열고 달리는 로컬버스의 뜨겁고 습한 .. 2015. 4. 28.
[스리랑카] 웰리가마 : 로큰롤 로컬버스 히카두와를 떠나 스리랑카 남부 해안을 따라 웰리가마(Welegama)에 도착했다. 웰리가마는 갈레와 남부 거점도시 마타라의 중간 쯤에 위치한 해변으로 긴 백사장과 환상적인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와 고래 투어로 유명하다. 나 역시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서 웰리가마를 찾아왔는데, 서남해안에 몬순이 시작되는 시즌이라서 먼 바다의 깊은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시야가 짧아서 사실상 시즌 오프라는 말을 듣고 돌아섰다. 다이빙을 위해 찾아간 곳인데 갑자기 계획이 취소되면서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웰리가마에 있는 동안 어슬렁어슬렁 동네 구경을 다니고 로컬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더위를 식히곤 했다. 한참 날씨가 좋은 성수기 시즌에 이곳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몰디브 급의 해변이라고 극찬을 하는.. 2015. 4. 25.
[스리랑카] 갈레 : 인도양의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에 가면 아드리아 해안에 두브로브니크라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 두브로브니크는 해안 성곽에 둘러싸인 도시로 유명한데, 여기 스리랑카에도 수도 콜롬보에서 해안선을 따라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갈레(Galle)라는 멋진 해안 성곽 도시가 있다. 히카두와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에메랄드 빛 해변을 바라보면서 20여분을 달려서 갈레 포트 터미널에 도착했다. 갈레 포트는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 바로 앞에 있어서 여행자들의 접근성이 훌륭했다. 웅장한 해안 요새는 내부를 완벽하게 숨기고 있어서 입구로 향하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포트에 단 두 개 있는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는데, 외부는 버스와 뚝뚝으로 복잡하고 요란스러운 전형적인 남아시아의 거리인데 비해 내부에는 조용한 분.. 2015.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