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 가면 아드리아 해안에 두브로브니크라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 두브로브니크는 해안 성곽에 둘러싸인 도시로 유명한데, 여기 스리랑카에도 수도 콜롬보에서 해안선을 따라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갈레(Galle)라는 멋진 해안 성곽 도시가 있다.
< 외부에서 본 갈레 포트 >
히카두와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에메랄드 빛 해변을 바라보면서 20여분을 달려서 갈레 포트 터미널에 도착했다. 갈레 포트는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 바로 앞에 있어서 여행자들의 접근성이 훌륭했다. 웅장한 해안 요새는 내부를 완벽하게 숨기고 있어서 입구로 향하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포트에 단 두 개 있는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는데, 외부는 버스와 뚝뚝으로 복잡하고 요란스러운 전형적인 남아시아의 거리인데 비해 내부에는 조용한 분위기에 유럽풍의 거리가 펼쳐지니 마치 차원 포털로 21세기 스리랑카에서 17세기 포르투갈로 순간 이동하는 느낌이었다.
< 갈레 포트 차원 포털 입구 >
< 갈레 포트 순환 산책로 >
갈레 포트 내에는 성당, 도서관, 법원 등 유럽식 건축물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고, 해변에는 높은 성곽과 대포를 배치했던 요새가 있다. 성곽 위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점도 두브로브니크와 비슷한데, 다만 짙푸른 아드리아해가 아닌 에메랄드 빛의 인도양이 펼쳐져 있다는 차이가 있다. 성곽 내에는 관광객을 위한 숙소와 레스토랑, 상점 들이 있지만 풍경을 해치지도 현지인의 삶을 밀어내지도 않은체 자연스럽게 섞여 있고, 다른 관광지에 비해 호객행위도 적고 차분한 분위기라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 갈레 포트 내의 성당 >
< 갈레 포트 거리 >
< 갈레 포트 등대 >
유럽의 건축양식과 남아시아와 문화가 혼합된 아름다운 이 도시는 16세기 말에 포르투갈이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만든 요새 도시이다. 그 후로도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다시 함락되고 영국에 의해 식민지 통치를 받은 복잡한 스리랑카 역사의 산물이다. 말라카, 고아, 퐁디체리, 마카오 등 동남아시아에 있는 유럽풍의 아름다운 여행지들은 다들 이런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듯 해서 화려한 건물과 북적이는 관광객의 그늘로 말할 수 없는 애잔함이 묻어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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