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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준비

[D-172] 여행경로 짜기 Step 5 : 유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배낭여행이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여행자금을 모으기 위해 적금에 가입했고, 1년 반 동안 모은 돈으로 처음 갔던 곳이 유럽이었다. 혼자서 40일간 무려 13개국을 말 그대로 돌고 왔다. 그때는 어떻게 가서 무엇을 보고 느끼겠다는 준비가 부족해서 짧은 일정에 어떻게든 많은 곳을 가려고 했었던 것 같다. 지금에서는 의미 없이 찍고 돌기만 했던 유럽여행이 많이 아쉽지만, 그랬던 유럽여행이 있었기에 여행의 묘미에 빠지기 시작했던 것도 같다.


다음 유럽 여행은 한 참의 시간이 흐른 뒤, 신혼여행으로 갔었던 이탈리아였다.10일 동안 로마와 남부 이탈리아만을 여행했었는데도 좋은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이번에도 역시 찍고 지나가기 바빴었다. 그래서 유럽은 늘 아쉬움이 많은 여행장소였다.


세계일주를 준비하면서 이번에는 좀 더 자세히 보고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다. 유럽은 어딜 가도 역사, 예술, 문화, 자연경관 등 쉽게 지나칠 만한 곳이 없어서 여행 경로를 세우는데 고민이 많이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90일밖에 머물 수 없는 쉥겐 조약 때문에 여유로운 여행을 하려면 몇몇 여행지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쉥겐 조약이란?) 그래서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첫 번째로 꼽았던 북유럽과 발트 3국은 포기했다. 걔네들은 세계일주 후에 여유가 생기면 따로 가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기차를 타고 유명 도시만 찍고 다니는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는 자동차를 이용하여 직접 유럽일주를 계획하였다. 과거에는 유럽 여행이라고 하면 으레 유레일패스를 끊어서 유효기간 내에 악착같이 본전을 찾고자 매일같이 야간이동을 하는 타입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렌트카나 리스카를 이용한 자동차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특히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엥은 리스카 조건이 좋아서 3명 이상 함께 장기여행하기에는 유레일패스와 큰 차이가 없었다.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면서 섬나라인 영국, 아일랜드, 아이슬란드를 제외했다. 영국은 페리로 건너갈 수는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빼고, 얘네들도 나중에 따로 '북해 섬나라 시리즈'로 묶어서 여행할 계획이다.


그렇게 포기할 나라들을 빼고 자동차로 여행하기 좋은 중부 유럽을 중심으로 경로를 짰다.


터키에서 로도스 섬, 산토리니 섬을 거쳐서 아테네로 가서, 항공편으로 파리로 이동하여 소형차를 리스해서 벨기에, 독일, 체코,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남부 프랑스를 여행하려고 한다. 그리고 프랑스 남부에서 차량을 반납하고 스페인까지는 기차로 이동한 후에 버스로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을 가려 한다.

스페인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모로코를 여행하고, 다시 비행기로 마드리드로 이동한 후에 이미 예약한 대서양 횡단 크루즈가 대기 중일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일정을 마무리하려 한다.


여전히 많은 곳을 가보려는 욕심이 드러나는 여행경로이지만, 유럽은 도시 간의 이동시간이 짧아서 3달 동안 여행하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여행 계획이 그러하듯이 막상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저런 사건으로 일정이 뒤죽박죽되겠지만, 일단은 이렇게 계획을 세웠다.





페티예 -> 로도스 -> 산토리니 -> 아테네 -> 파리 -> 브뤼헤 -> 브뤼셀

-> 퀄른 -> 코블렌츠 -> 프랑크푸르트 -> 하이델베르크 ->로텐베르크

-> 뉘른베르크 -> 카를로비바리 -> 프라하 -> 체스키크룸로프 -> 멜크

-> 비엔나 -> 부다페스트 -> 발라톤 호수 -> 자그레브 -> 플리트비체

-> 스플리트 -> 두브로브니크 -> 오미스 -> 자다르 -> 리예카 -> 류블랴냐

-> 마리보르 -> 그라츠 -> 할슈타트 -> 잘쯔부르크 -> 뮌헨 -> 퓌센

-> 취리히 -> 루체른 -> 인터라켄 -> 체르마트 -> 베른 -> 제네바 -> 안시

-> 샤모니 -> 밀라노 -> 베로나 -> 피렌체 -> 친퀘테레 -> 모나코 -> 니스

-> 칸 -> 엑상프로방스 -> 아비뇽 -> 발렌시아 -> 그라나다 -> 네르하

-> 말라가 -> 코르도바 -> 세비야 -> 지브롤터 -> 탕헤르 -> 쉐프샤우엔

-> 페스 -> 라바트 -> 카스블랑카 -> 마라케시 ->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