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얼마나 기다려 왔었던가. 처음 세계지도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었던 꼬마가 20여년이 흘러 어른이 되어 드디어 꿈을 실행하는 날이다.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버킷리스트 1번 '세계일주'가 시작되었다.
설레이기도 하고 조금의 두려움도 있는 복잡한 마음이다. 오랫동안 계획했고 열심히 준비한 여행이지만,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될 수는 없는 법. 앞으로 생기는 많은 변수들을 받아들이고 나의 판단력과 유연성을 끊임없이 시험하게 되겠지. 늘 그렇듯이 여행은 물 흐르는 것과 같이 나의 걱정과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새로운 길을 찾고 막히면 돌아서가고... 다만 여행 계획을 완수할 수 있도록 몸이 건강하고 큰 사고없이 하루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비행기가 공항을 떠나 이륙하는 순간, 문득 신해철님의 '민물장어의 꿈'이 떠올랐다. 바다에 당도한 민물장어가 느끼는 심정이 이러했을까? 터널을 따라서 달리다가 갑자기 터널 밖으로 나오니 길이 사라지고 광활한 벌판이 펼져진 기분이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언제든 멈출 수 있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던 예전의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묘한 짜릿함에 몸이 떨린다.
긴 여행의 첫날밤, 스스로 감정에 복받쳐 이런 오글거리는 글을 올리고 있다. 아무 이유없이 순순하게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이 신나는 일이 무사히 잘 이뤄지길 바란다.
내 인생 최고의 미친 짓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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