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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2015 Happy Gap Year !!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2015년이 왔다.
오랫동안 계획했던 세계일주를 실행에 옮기는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를 나의 2번째 Gap Year로 정했다.
Gap Year는 청소년 시기에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인턴 등의 활동을 하면서 진로 탐색의 시간을 가지는 시기를 말한다. 19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이후로 많은 서구권 국가에서 시행 중인 교육 제도이지만, 조금 폭을 넓게 보면 삶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보는 시기라고 볼 수도 있다.

첫 번째 Gap Year는 대학 3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던 2005년이었다. 군 제대 이후에 복학하고 1년 반의 학교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다. 대부분 복학생이 그렇듯이 1, 2학년 때 빵구냈던 학점들을 메꾸느라, 취업 준비하느라 기숙사와 강의실,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다가, 어느 날 문득 적성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남들이 하니까 덩달아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4학년을 앞둔 겨울, 휴학을 하고 1년 동안 여행을 다녔었다. 계획도 일정도 없었던 자유로운 장기 배낭여행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하기 되었고, 취업이 아닌 대학원 진학의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여행 중에 인생의 반려자도 만나게 되었으니 2005년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 이후, 4학년으로 복학하여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여 원하는 분야에서 좀 더 공부할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취업하여 지금까지 매일매일 즐거운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다. 진학, 취업, 결혼 등 모든 게 2005년 Gap Year 중에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졌다.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다음 단계를 계획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0년 전 학교를 휴학하고 여행을 떠났던 것처럼 이번에는 회사를 나와서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미래에 대해서는 막연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2005년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다음 10년에 대한 삶의 방향을 정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이라 믿는다.

블로그에 이런 일기 형식의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젊은 나이에 세계일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장시간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경쟁에 뒤쳐지는 결과를 만들지 않을까 너무 두려워만 하지는 말자는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다.  잠시 숨 좀 돌리면서 생각해 봤던 시간이, 마음가는 대로 돌아다녔던 시간이, 한량처럼 빈둥댔던 시간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더라는 말을 하고 싶다.

2015년 올해가 기대된다.



< Perhentian Island, Malaysia,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