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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준비

[D-27] 퇴사하기


2015년 3월 6일부로 자발적인 백수가 되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로 '나는 ~~ 입니다.'에 학생, 휴학생, 군인, 직장인 등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는데, 이제는 공란이 돼버렸다. 이렇게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았던 적은 처음이다. 왠지 자유로우면서도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든다.


드디어 FA 신분을 얻었다고 생각하자.


세계일주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일이 이 'FA 신분 획득'이었다. 사실 회사를 나오는 일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 분위기에서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회사 내에서 업무적으로나 사적으로 맺고 있는 관계를 정리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다. 회사를 그만두면 홀가분하고 시원할 거라 기대했었지만, 막상 회사를 나오니 기분이 기대만큼 상큼하진 않다. 마라톤에서 달리는 내내 어서 결승점을 지나서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막상 결승점이 보이기 시작하니 조금만 더 달리고 싶다는 아쉬움이 들면서 느꼈던 묘한 그 감정 상태. 


어쨌든 지난 수 년간 매일 아침 6시 반에 맞춰져 있던 기상 알람을 삭제하는 것으로 퇴사하기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