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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준비

[D-21] 여행용품 구입 : 터프 카메라


여행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사진이 아닐까? 그럼 세계일주를 떠난다면 어떤 카메라를 들고 가야 할까? 세계의 아름다운 명소들을 방문할 텐데 고성능 DSLR을 들고 가서 장비의 힘을 빌러 쨍한 사진을 찍을 텐가, 아니면 휴대성을 고려해서 요즘 대세인 미러리스를 선택할까?


'성능 VS 휴대성' 둘 다 만족할 수 없기에 고민 끝에 휴대성을 선택했다. 풍경 사진용 광각 렌즈와 밝은 렌즈의 뽐뿌로 렌즈교환식 카메라에 혹했었지만 짐 무게와 여행지에서 휴대성 때문에 그냥 작은 똑딱이 컴팩트 디카를 들고 가기로 했다. 배낭여행 중에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카메라가 최고닷!!


'세계일주씩(?)이나 하면서 똑딱이 디카로 사진을 찍겠다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사진찍기가 유행처럼 퍼지기 이전의 필름 카메라 시절에 몇 년간 사진 동호회 활동을 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장비병이라는 말이 있었고, 끊임없이 좋은 바디, 좋은 렌즈를 탐했었다. 하지만 '장비병의 끝은 순정'이라고 결국 50mm 1.4 표준 렌즈로 돌아오기 마련이고, 좋은 장비보다 좋은 찍사가 멋진 사진을 만든다는 것을 느꼈었다. 센스있는 사진가는 폰카로도 작품을 만드는 법.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사진은 전문가님들께서 많이 찍으셔서 굳이 나까지 한 장 더 만들 필요 없다. 내가 찍으려는 사진은 최고의 풍경사진이 아니라 여행 중의 나의 일상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단서를 남기기 위한 것이기에 컴팩트 카메라면 충분하다.


장기 배낭여행 중에는 가능하면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것이 몸이 편하다. 그중에 가장 필요하면서도 거추장스러운 게 있다면 카메라다. 특히 해변이나 계곡으로 갈 때면, 혹시나 물에 닿을까 봐 모시고 다녀야 하고, 버스나 기차로 이동 시에는 부딪혀서 고장이 나지 않을까 조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여행용 카메라로 아웃도어용 터프 카메라를 선택했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카메라 소비층이 고성능의 DSLR을 선호하면서 컴팩트 디카의 마케팅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그나마 장점이었던 휴대성 마저도 미러리스 카메라에 밀리면서 컴팩트 카메라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강점으로 특화된 아웃도어용 방수 카메라라는 틈새시장을 만들었다. 니콘 AW130, 캐논 D30, 소니 DSC-TX30, 후지 XP70, 리코 WG-4 등등 각 제조사마다 방수 카메라를 출시하였다. 그 중에서 나는올림푸스의 TG-3를 선택하였다.


올림푸스 TG-3는 스펙으로 비교했을 때, 타사 제품의 장점을 모두 합친 아웃도어 카메라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15m 깊이에서 방수가 가능해서 스노클링이나 오픈워터 다이빙에도 사용할 수 있고, 2.1m 높이에서 떨어뜨리거나 100kgf로 밟아도 끄떡없는 터프카메라다. 컴펙트 디카치고는 밝은 F2.0 렌즈와 25mm 광각줌까지 있어서 여행용으로 충분한 성능을 보여준다.





겉보기에도 터프하게 생겼고 들어보면 묵직한 느낌도 있다. 방수 기능 때문인지 렌즈 커버용 셔터 따위는 없다. 카메라 케이스도 없다. 그냥 막 굴리는 거다. 찍고 대충 가방에 던져 놓고 그러는 컨셉의 카메라다.




배터리, 메모리를 넣는 공간과 데이터 케이블 포트는 외부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에 아래 사진처럼 꼼꼼하게 씰링이 되어 있고 이중 잠금장치로 고정된다.




방수 성능을 확인(불량 검사)하기 위해 카메라를 작동시킨 상태에서 물에 담가 봤다. 잘 동작하겠지... 방수 카메라라고 했으니. 심지어 사용자 설명서에는 '카메라 사용 후 깨끗한 물에 10분 정도 넣어서 잘 씻어서 사용하라'는 안내까지 적혀있다. 해변에서도 수영장에서도 맘 편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마 충격시험까지는 하지는 못했다.




TG-3의 유용한 기능 중의 하나는 GPS 정보를 이용한 Geotagging 기술이다. 카메라에 내장된 GPS 센서를 통해 사진을 찍는 위치 정보를 같이 저장할 수 있다. 회사에 일하면서 GPS에 관련된 과제를 수행했던 적이 있어서 호기심에 좀 더 자세히 살펴봤다. GPS는 복수의 위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수집하여 현재 위치를 계산해야 하므로 초기에 위성 신호를 잡기 위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이 카메라는 GPS 기능을 사용하는 중에는 전원을 꺼도 GPS 센서에는 전원을 계속 공급하면서 위성 정보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초기에 빠르게 위성 신호를 잡기 위해 A-GPS 기능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업데이트된 정보를 기반으로 초기 설정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A-GPS 기능을 사용하려면 주기적으로 위성 궤도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아직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위치 Track 어플과 연동하면 여행 중의 이동 경로와 경로상에서 찍은 사진이 지도상에 한 번에 나타낼 수 있다니. 멋진데~~




TG-3는 WiFi 기능도 있어서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Image Share 어플을 깔고 카메라에 접속하면, 아래 캡쳐와 사진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카메라를 제어하거나 사진을 전송받을 수 있다. 이 기능은 앞서 포스팅했던 액션캠 SJ4000과 유사했다. 셀카를 찍을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용 카메라로 터프카메라를 선택했으니, 여행 중에 적어도 카메라를 모시고 다니는 일을 없을 것 같다. 목에 커다란 DSLR를 걸고 다니면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데, 요 정도 사이즈면 있는 듯 없는 듯 맘 편하게 다닐면서 일상의 기록을 쉽게 남길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블로그에 이렇게 홍보를 하면 올림푸스에서 협찬 제의가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