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출발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준비가 끝나고 마음의 준비만 잘 하면 된다. 여행 준비는 오래 전부터 해왔었기에 요즘 하는 일들은 준비라기 보다는 신변정리에 가까운 일들이다. 간단하게는 냉장고를 비우는 일부터 회사, 집, 차를 정리하는 일까지 내가 사라져도 나를 찾기 않도록 하기 위한 일들. 그 중에서 이번 포스팅은 국민연금, 의료보험, 세금, 관리비, 우편물 등을 정리하는 과정을 다뤘다.
1. 국민연금
회사를 다니는 동안 강제로 꼬박꼬박 냈었던 국민연금. 회사를 그만두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퇴사 후에는 자동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이 되고, 그 후에 4대 보험이 가입되어 있는 회사로 취업을 하게 되면 다시 직장인 가입자가 된다. 퇴사 후에 국민연금을 정지하고 싶으면, 국민연금공단(국번없이 1355)에 전화해서 납부예외 신청을 해도 되고, 나처럼 장기간 백수로 남게 되면 소득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자동으로 납부 유예가 된다고 한다. 납부 유예 시점에서 3년이 지나면 지역 가입자로 전환한다는 안내가 온다고 한다. 그 때까지는 별다른 고지서 발급이 없으므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2. 건강보험
퇴사를 하게 되면 건강보험은 자동으로 지역가입자로 편입된다. 회사에 다닐 때는 회사에서 절반을 부담했지만, 지역가입자가 되면 보험료가 두 배가 된다. 출국하면 잽싸게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에 전화해서 정지 신청을 하면 된다. 출입국 기록이 연동되기 때문에 별다른 증빙서류 없이 본인이나 대리인의 전화로 정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3. 지방세 자동납부
해마다 정기적으로 날아오는 지방세(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고지서들이 있다. 자동차는 팔고 환급받았기에 문제가 없지만, 재산세와 주민세는 내가 없어도 꼬박꼬박 내야한다. 구청 세무과에 찾아가서 일시불로 완납하겠소라고 호탕하게 말했더니, 재산세는 4~5월 경에 세액을 산출해서 7월에 나오니까 좀 참으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동납부를 신청하면 될 일을 바보짓을 한 듯...
지방세는 위택스라는 지방세 조회 납부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지방세 납부는 일 년에 한 두번 밖에 안 겪는 일이라서 자동납부 할 생각도 못 했었는데, 접속해서 확인해 보니 어렵지 않게 모든 지방세를 자동납부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없는 사이에 집으로 고지서가 날아오지 않도록 이메일로 전자고지서 발송 신청을 할 수 있다.
< 위택스 홈페이지 >
< 위택스 지방세 자동납부 신청 >
< 위택스 지방세 전자고지 신청 >
4. 아파트 관리비
오늘 아파트 관리실을 찾아갔었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 관리비는 똑같이 내야하는가!' 라고 물었더니, '그렇다!!' 란다. T T 매달 빈집 관리비가 나가게 생겼다. 혹시나 뺄 수 있는 항목이 있냐고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더니 케이블 TV 수신료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빼주기로 했다. 집에 TV가 없기에 케이블 수신료는 원래 안 내던 것이고 한달에 천원 남짓의 음식물 처리 비용을 제하면 관리비는 그대로 내야 한다.
지방세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고지서가 날아오지 않도록 전자고지를 신청했다. 전자고지는 관리실에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e-APT 라는 관리비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했다. 관리비 고지서의 납부자 번호만 입력하면 별도의 가입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e-아파트에 로그인 후에 필요서비스 항목의 관리비전자고지서 발급 신청을 하고 관리비 자동이체를 신청했다. 이제 우편함으로 고지서가 오는 일은 없다.
5. 기타 보험
보장성 보험은 해약하지 않는한 무조건 내야 한다고 한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는 납입 유예가 가능하지만, 그 만큼 적립이 되지 않기에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큰 부담이 없는 정도라서 여행 중에도 계속 납입하기로 했다.
6. 각종 고지서 주소 이전
최근 일년동안 우리집 우편함으로 오는 우편물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메모해뒀다. 그리고 내가 집에 없다는 것을 완벽하게(!) 숨기기 위해서 그 우편물들의 발송처에 등록된 주소를 모두 동생집 주소로 변경했다. 주소 변경은 카드사와 연동된 무브원 서비스를 이용하니 개별 사이트를 돌면서 주소를 옮길 필요없이 한 번에 처리가 되었다. 광고 전단지를 제외하면 이제 우리집으로 올 우편물은 없다.
그 밖에도 이용하지 않는 은행 계좌, 인터넷 사이트들을 정리하고 도시가스와 인터넷 서비스도 해약했다. 핸드폰 요금제도 LTE 데이터가 전혀없는 가장 저렴한 기본 요금제로 변경했다.
이렇게 내 삶에 연결되어 있던 고리들을 정리하다 보니 기분이 참 묘했다. 마치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준비를 하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요즘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작별인사를 하고 있어서 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다. 사실은 새로운 생활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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