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19 [요르단] 암만 : 아라비안 헤어컷 여행을 떠나지 한달이 넘어가면서 머리가 길어서 지져분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기회에 머리를 길러볼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었기에 귀를 덮는 머리카락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점점 길어져가는 옆머리와 뒷머리가 거추장스러워질 때쯤에 아내가 가위로 귀와 목 주변의 머리를 다듬어 주었다. 초보가 그렇듯이 옆머리의 좌우 길이를 맞추려다 보니 점점 짧아져서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했더니, 좌우가 다른 모양인 ‘아수라 백작 컷’이 되버렸다. 그나마 다행히 한국에 계신 김선생님이 다듬어주신 윗머리가 남아있었기에 그런대로 참을만 했고, 귀를 덮는 머리가 사라진 마음에 기뻐 아내에게 연신 고맙다고 칭찬을 했었다. 그런데 그 칭찬이 아내를 춤추게 했으니... 머리 끝부분만 다듬으면서.. 2015. 5. 18. [요르단] 페트라 : 성배는 없었지만... 페트라(Petra)! 그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그 곳! 굳이 ‘인디아나 존스’, ‘세계 7대 불가사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그 곳! 나도 이번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한 곳이었기에 큰 기대를 하고 페트라를 향했다. 암만에서 새벽에 버스를 타고 3시간 정도 남쪽으로 달려서 와디무사라는 페트라로 들어가는 관문도시에 도착했다. 페트라의 인기에 기대어 엄청나게 상업화되어서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호객행위로 길을 걷기 힘들지 않을까 했던 걱정했었는데, 페트라의 명성에 비해 와디무사는 소박한 시골동네 같은 모습이었다. 오히려 적당한 식당과 숙소를 찾기 힘들어서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 게다가 요즘 IS의 활약으로 인해 중동 정세가 불안.. 2015. 5. 17. [요르단] 제라쉬 : 로마제국 유람기 암만에서 북쪽으로 약 48km 떨어진 곳에 제라쉬(Jerash)라는 고대 로마의 유적지가 있다. 1~3세기 로마제국의 동방거점 도시로 형태가 굉장히 잘 보존되어 있어서 암만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이라면 꼭 찾아가는 곳 중에 하나이다. 보통은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일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암만 인근의 명소를 포함해서 알차게 방문할 수 있으나,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아주 값싸게 제라쉬를 다녀왔고 저가 자가 투어의 댓가 또한 톡톡히 치렀으니... 다운타운에서 합승택시를 타고 북부터미널로 가서 다시 제라쉬행 미니버스로 갈아타고 1시간 가량 달리니 저 멀리 거대한 개선문이 보였다. 버스 운전사에게 ‘스탑! 스탑!’을 외쳐 내려서 입장권을 끊고 하드리아누스의 개선문을 지나 도시 내부로 들어갔다. 이탈.. 2015. 5. 14. [요르단] 암만 : 암만 오래된 스리랑카를 떠나 요르단의 암만(Amman) 퀸알리아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여느 공항버스와 다를바 없었지만, 우리는 뭔가 어색하고 기분이 묘했다. 옆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요란한 스리랑카의 버스에 익숙해져 있다가 조용하고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를 타니 마치 신세계의 첨단 교통수단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또 한번의 타임슬립!! 발전 정도가 차이가 나는 국가를 넘나드는 여행을 하다 보면 장소의 이동뿐만 아니라 시간의 이동도 같이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공항버스는 암만 북부터미널에 도착해서 누가 봐도 배낭여행자의 모습인 우리는 통과의례로 바가지 요금을 내고 숙소가 있는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아무리 흥정을 잘 해보려고 해도 커다란 배낭을 등에 메고 처음 낯선 도.. 2015. 5. 13. [스리랑카] 에필로그 - 네곰보 가는 길 시기리야를 올라갔다 온 후로 며칠동안이나마 정들었던 담불라 숙소를 떠나 캔디 외곽의 조용하고 고풍스러운 숙소에서 쉬면서 스리랑카를 떠날 준비를 했다. 스리랑카 국제공항인 콜롬보 반다라이나크 공항은 콜롬보에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네곰보(Negombo)에서 훨씬 가깝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출국 전에 콜롬보가 아닌 네곰보에 머물다가 공항으로 향한다. 나 역시 네곰보에 머물다가 바로 출국할 생각으로 캔디에서 네곰보로 이동했다. 캔디에서 네곰보로 가는 로컬버스를 타려면 캔디 기차역 뒷편에 있는 Good sheds 터미널로 가야 한다. Good sheds 터미널은 네곰보로 가는 버스뿐아니라 스리랑카 대부분의 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모두 모이는 곳이다. 그래서 항상 버스와 사람들이 어지럽게 엉켜있고 복잡하.. 2015. 5. 10. [스리랑카] 시기리야 : 권력의 댓가 스리랑카를 여행한 사람들에게 가장 극적인 장소가 어디였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기리야(Sigiriya)를 손꼽을만큼 시기리야는 스리랑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최고의 명소이다. 시기리야는 담불라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기에 담불라에 머물면서 로컬버스로 다녀왔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산을 올라야 하므로 가능하면 날이 더워지기 전에 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나왔지만... 역시나 가득찰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출발한 버스는 느릿느릿 달리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태워가느라 숙소를 떠난지 두 시간만에 시기리야에 도착했다. 이미 날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졌다. 스리랑카는 대체로 유적지 입장료가 비싼 편이다. 스리랑카의 상징과도 같은 시기리야는 오죽하겠는가. 바위산 위의 폐허를 방문하는 입장료가 무려 .. 2015. 5. 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