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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10

[스페인] 바르셀로나 : 내겐 너무 완벽했던 그 곳 마드리드에서 밤 11시에 바르셀로나(Barcelona)로 떠나는 야간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갑작스런 메일을 받게 되었다. 에어비앤비에서 호스트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인해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통보였다. 한시간 뒤면 야간버스를 타고 내일 새벽에 바르셀로나 도착인데! 갑자기 숙소 예약이 취소되었다고 하면 어찌하란 말인가! 게다가 바르셀로나는 숙박비가 비싼 편이라 2주 전부터 심사숙고해서 고른 숙소였는데, 야간 버스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건가하는 생각에 심란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떠나기 전에 기존의 호스트였던 Gerson에게 갑작스러운 예약취소에 대한 변명이라도 들어보기위해서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 버스터미널로 나오기를 요청했다. 불안한 마음에 흔들리는 버스에서 선잠을 자고 새벽.. 2015. 11. 4.
[스페인] 마드리드 : 늦은 오후의 미술관 산책 톨레도에서 완행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달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Madrid)에 도착했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소매치기로 악명이 높은 도시이기에 네르하에서 이미 당한 전적이 있던 우리는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철통같은 보안 태세를 유지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도심을 다닐 때는 아예 가방은 들고 다니지도 않고 바지 주머니에 카메라와 약간의 현금만 들고 돌아다녔다. 항상 주의를 하고 다녀서인지 다행히 마드리드에 머무는 동안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진작에 이렇게 했더라면 네르하에서도 안 당했을 텐데... 오히려 범죄의 그 현장을 목격하고자 광장이나 지하철역에서 수상해 보이는 사람의 거동을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지만 프로페셔날한 그 분들은 어설픈 감시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시벨리스.. 2015. 10. 29.
[스페인] 톨레도 : 스페인을 압축한다면 스페인을 단 하루만 여행할 수 있다면 톨레도(Toledo)로 가라는 말을 들었었다. 톨레도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톨레도 관광 담당 공무원이 만든 그럴 듯한 홍보 문구인 줄 알았다. 그러나 톨레도에 5일간 머물면서 느낀 것은 ‘스페인을 하루만 간다면 톨레도로 가라. 그러나 하루로는 부족하다.’ 였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톨레도는 중세에서 시간이 멈춘듯한 분위기의 고풍스러운 도시였다.스페인을 가로질러 포르투갈까지 이어지는 타호강으로 둘러쌓인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는 천혜의 요새다. 지리적 이점 덕분에 톨레도는 서고트 왕국 시절인 6세기부터 무어인의 이슬람 시대를 거쳐 펠리페 2세가 수도를 마드리드로 옮기기까지 무려 1000년의 시간동안 스페인의 수도 역할을 했었다. 그래서 톨레도는.. 2015. 10. 28.
[스페인] 콘수에그라 : 거인의 언덕 톨레도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와 시외버스를 타고 콘수에그라(Consuegra)로 향했다. 메마르고 바람이 많은 라만차의 평원을 달리는 동안 버스는 작은 시골 마을을 거치면서 사람들을 태우고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이윽고 목적지인 콘수에그라에 도착했다.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은 우리말고는 없었고 심지어 동네 주민들도 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는 한산하고 조용했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여행자 정보센터에 들어가자 한가하던 차에 우리가 와서 반가웠는지 안내 직원이 무척이나 친절하게 지역 소개를 해주었다. 지도를 들고 거리로 나와 언덕으로 향했다. 돈키호테의 거인을 만나러... 카스티야 라만차 주는 스페인 한가운데에 위치한 지역으로 인구밀도가 낮고 황량한 벌판이 많은 .. 2015. 10. 25.
[스페인] 세비야 : 또 비야 스페인 여행을 앞두고 굉장히 기대했던 곳 중에 한 곳이 세비야(Sevilla) 였다. 세비야 대성당과 스페인 광장 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도시. 하지만 세비야에 도착한 날부터 3일 내내 비가 내렸고, 맑은 날의 세비야를 포기하고 떠나는 날은 화창하게 맑아서 기차역으로 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세비야는 기대감이 아쉬움으로 바뀐 도시였다. 코르도바에서 고속전철 AVE를 타고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서 Sevilla Santa Justa 역에 도착했다. 약 140 km의 거리를 짧은 시간에 이동하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가끔은 천천히 달리며 풍경의 냄새까지 느낄 수 있었던 스리랑카의 완행열차가 그리울 때가 있다. 눈을 두기가 무섭게 사라지는 창밖 풍경을 보고 있자니 .. 2015. 10. 21.
[스페인] 코르도바 : 한 지붕 두 문화 두 달이 넘는 기간을 자동차 여행을 했던 탓일까? 짐을 들고 숙소를 찾아 다니는 일이 새삼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서 방문 도시를 줄여서 이동을 최소화하기로 마음먹고 남은 20 여일을 세비아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집중하기로 했었다. 그렇게 일정을 수정하면서 머물 숙소와 교통편을 검색하는데 계속 코르도바(Cordoba)가 눈에 들어왔다. 위치도 그라나다와 세비야의 중간 쯤에 있어서 거쳐서 가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딱히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곳인데도 왠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라나다에서 코르도바로 가는 버스 밖으로는 올리브 농장이 끝없이 이어졌다. 올리브 나무들이 줄을 지어 들판을 가로질러 산을 타고 넘는 모습이 1시간 가량 이어지다가 마침내 저멀리 붉.. 2015. 10. 19.